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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아픈 후 꿈결에 ‘엄마 불러”…‘위기 아동’, 위탁가정서 안정찾지만 70%는 ‘시설’로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0-08-21 11:17:45
  • 조회수 174

‘가정 위탁’ 필요성 깨달은 복지당국
가정 위탁 비중, 24→37%로 늘리려고 하지만…
희망 가정 많지 않고 양육수당 등 지원책도 부족

2020-06-21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1. 대전에 사는 A(47)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는 A씨와 함께 자녀 네 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중 A씨가 배가 아파 낳은 자식은 한 명 뿐이다. 나머지 세 명은 모두 위탁 자녀다.


A 씨는 2011년 2월 28일을 잊을 수 없다. 막내 B(16)군이 처음으로 집에 온 날이기 때문이다. 7살 이었던 B군의 이마는 멍투성이었다. 몸 여기저기 혹도 보였다. 한 해 전에 맡겨진, B군의 형인 둘째(20)가 이미 있었지만 A씨는 B군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B 군은 친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아버지는 B군을 임신한 엄마를 폭행했다. 출산 후에는 B군에게도 학대가 가해졌다. 학대는 B군이 만으로 일곱 살이 될 때까지 계속됐다. 결국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분리 명령이 내려졌다. 2011년 1월부터 2월 말까지 쉼터에 머물렀던 B군은 그해 봄, A씨 품으로 왔다.

이미 먼저 위탁돼 있던 둘째가 B군에게 “나는 엄마라고 불러. 너도 엄마라고 불러도 돼”라고 했다. 하지만 B군은 A씨를 엄마라 부르질 않고 “여기요, 저기요”라고 불렀다.

집에 온 뒤 2~3주 지났을 때, B군이 많이 아팠다. A씨는 B군을 밤새 간호했다. 아팠던 B군은 꿈결에 “엄마냐”고 물었다. A씨는 “그래, 엄마야”라고 하며 B군을 안았다. 그때부터 A씨는 B군에게 엄마가 됐다. A씨는 B군과 함께 분리돼 쉼터에서 지내던 B군의 친누나(19)도 2014년부터 키우고 있다.


#2. 10년이 넘도록 장기간 위탁을 하는 가정들도 많고, 결국 친부모가 아이를 다시 맡아 키울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입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영남권에 사는 C(62)씨는 오누이 두 명이 모두 장성한 2003년 20개월이었던 막내딸 D(17)양을 맡았다. D양의 친아버지는 이혼 뒤 아이를 혼자 키우다, 양육 여력이 되지 않자 C씨에게 D양을 맡겼다. 2004년에는 또 다른 이혼부의 아이인 셋째(18)가 C씨의 가정으로 왔다. 사내아이는 어느새 성인이 돼 지난 15일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를 받았다.

그렇게 자녀들을 맡아 키우던 중. C씨는 D양의 친부가 D양을 자식으로 받아들일 이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입양을 결심했다. D양이 6학년이 됐을 때였다. 재판을 통해 D양의 성(姓)도 바꿨다. 학교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적어낼 때, 친구들이 “아버지와 성이 왜 달라?”라고 물었다는 D양의 이야기를 듣고서다.


위 사례들은 위탁 자녀를 키우고 있는 A씨와 C씨의 전화 인터뷰를 재구성 한것이다. 감금 상태에서 탈출한 ‘창녕 학대 아동’이 “큰 아빠(위탁 가정)에게 가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탁 가정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연간 5000~6000명의 아동이 친부모의 학대로, 경제적인 이유로, 부모의 또 다른 사정으로 가정에서 분리돼 보호가 필요한 상태에 놓이지만 이들 아동이 A씨와 C씨 같은 위탁 부모·위탁 가정에 가는 비중은 높지 않다. 이들 ‘위기 아동’ 중 70% 가까이가 고아원 등의 시설로 보내지는 것이 현실다. 매년 4000명이 넘는 아동들이 보호가 필요한 상황에 놓이지만, 예비 위탁 부모들은 300명이 되지 않는다. 당국은 아이의 정서 안정을 위해서는 가정 위탁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가정 등에서 분리돼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4만4000여 명(누적)으로 이 중 쉼터, 고아원 등 아동 보호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는 3만여 명이다. 1만4000여 명(누적)만 가정에 위탁돼 보호를 받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이하 보장원)이 가장 최근 집계한 2018년 자료에 따르면 가정에서 분리돼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2018년 한 해동안 4538명이나 나왔다. 이 중 620명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3918명은 친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62.5%인 2449명은 임시 보호 시설, 양육 시설, 장애 아동 보호 시설 등으로 갔다. 가정 위탁을 받은 아동은 937명으로 23.9%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입양 또는 입양 전 위탁(13.5%)됐거나, 소년 소녀 가장(0.1%)이 됐다.


친부모로부터 분리돼 보호가 필요한 아동 수에 비해 위탁 자녀를 희망하는 가정은 많지 않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예비 위탁 가정은 264곳 뿐이다. 이 중에서도 아동의 상황 등에 맡지 않아, 매칭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보장원 관계자는 “친부모와 영구히 떨어지는 입양과 달리, 보호가 필요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아이를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도록 보호할 수 있는 위탁 가정의 수는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재 23.9%인 가정 위탁 비중을 37%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쉽지는 않다. 보장원 관계자는 “한 위탁 가정이 3~4명씩 맡는 경우도 있는데, 물론 많은 아이들을 원하는 위탁 부모도 있지만 가정에 부담이 갈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동 두 명을 17년간 키운 C씨는 인터뷰에서 “두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에서 ‘아이를 더 맡지 않겠냐’는 전화가 많이 온다”며 “사정이 되면 더 받겠지만, 여력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위탁 가정에 대한 지원금의 상향도 필요하다. 복지부는 월 12만~20만원 수준의 양육 수당을 연령별로 월 30~50만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각 시도에 지난 3월 권고했지만, 양육 수당을 지급하는 시도 17곳 전부 이 권고를 따르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 부산 등 양육 수당이 그나마 높은 지역도 모두 20만원을 지급 중이다.


[기사원문]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006190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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